D-6 부동산 계약 / 서류 준비 / 해외송금
이제 일주일도 남지 않았다.
그 동안 혼자서 인터넷으로 집 알아보고
부동산에 안되는 일본어 써가면서 직접 컨택하고
어학교에 학비 송금도 하고
각종 해외송금까지 마치고 나니
출국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일본에 두 세번씩 갈 수가 없었기 때문에
인터넷 부동산 사이트를 이용할 수 밖에 없었다.
그래서 참고한 사이트는
이 두 사이트다.
homes의 경우 지도 기반으로 검색하면 편하게 찾을 수 있었고,
suumo의 경우 리스트로 찾기 쉽다는 장점이 있다.
개인적으로는 위치로 직접 찾는 homes를 애용했다.
처음에 찾아봤던 조건은
인터넷 포함 1DK / 45000엔 이하 / 어학교 주변 / 시x 레x 였다.
(시키킹 : 보증금 /
레이킹 : 일본에만 있는 부동산 거래 시 집 주인에게 주는 사례금이다)
문제는, 입국 반 년 전부터 찾아봤는데 마땅히 마음에 드는 집이
전혀 없었다는 것이었다.
(당연한 얘기겠지만) 입지가 좋으면 북향에 건물들 사이라
햇빛이 전혀 들지를 않는다던가,
방도 마음에 들고 인터넷 포함 집세가 싸면
어학교와 전철역에서 마라톤을 해야 할 수준이라던가,
방도 위치도 집세도 다 마음에 들면
이미 계약이 완료가 되었다던가,
계약 가능이라고 써져있어서 메일과 전화를 날려보면
광고와는 다른 조건이 있다던가 하는
가지각색의 조건들이 있었다.
(물론 덕분에 계약에 더 신중해지는 장점 아닌 장점이 있었다)
반년 전에 계약을 시도할 때는 시기가 너무 이르다고
수도 없이 퇴짜를 맞았었고,
3개월 전에 전화를 해도 조금 있다가 전화를 해달라고 해서
2개월 남짓 남았을 때 알아봤더니
괜찮은 집들은 다 나가버리고 위치 xx 집 상태 xx ....
그래도 포기하지 않고 수 없이 찾아본 결과
주요 역 근처 / 학원 도보 30분 이내 정도의
괜찮은 입지의 집을 구할 수 있었다.
방은 흔히 볼 수 있는 일본 원룸의 정석 1DK 였다.
발코니 포함에, 옷장이 없고 부엌이 좁지만
다른 조건이 마음에 들어서
더 이상 기다리기가 싫어서
냉큼 계약을 해버렸다.
(37000엔+관리비5000엔)
예산보다는 좀 높게 집을 잡아버렸지만
마음은 후련하다.
이메일로 한참을 서류를 주고받고 나니
해외송금을 할 차례가 되어서
근무지였던 은행에서 송금을 하고
확인해보겠다는 메일을 받고 나니
이제 진짜로 일본으로 가는건가 하는 생각에
마음 한 켠이 무거워지기는 한다.
가정 상황이 좋지도 않고,
동생이 혼자 부모님을 감당해야 하니
일본으로 출국하는게
다른 의미의 도피성 유학이라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일단 시작을 했으니
내가 좋아하는 해피엔딩을 꼭 맞이해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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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금을 한 뒤에 짐을 쌌는데,
생각보다 짐이 많아서 이틀이 걸렸다.
처음에는 소녀시대 CD들이랑
각종 굿즈들까지 다 챙기고 싶었지만
배송료의 압박에 굴복해서 CD 알맹이만 챙기고
다 두고 가기로 했다.
사실상의 완전 독립이나 마찬가지이기 때문에
왠만하면 짐을 다 챙겨서 출국하려 했는데
아무래도 명절 때 또 옮겨야 할 것 같다.
짐은 우체국 박스 6호 20KG 한 상자(선편),
15KG 한 상자(EMS),
28인치 캐리어(위탁수화물),
노트북/게임기(기내수화물) 정도이다.
이렇게 많이 쌌는데 아직 내 짐은 한 가득 남아있다.
물론 들고가지는 못 하니까
일본에서 새로이 구할 수 밖에 없다.
우체국을 통한 해외배송은 선편이 가장 저렴하다.
20KG 한 박스에 57000원이다.
그에 비해 EMS 20KG는 9만...
나 같이 하루하루 돈에 쪼들리는 사람은
선택의 여지도 없이 바로 선편행이다.
다만 모니터가 들어있는 박스는
선편으로 보냈다가 어떤 사단이 날 줄 모르기에
돈이 좀 들더라도 EMS로 보내기로 했다.
비록 배송료만 10만원이 넘어가지만
이사비용이라고 생각하면
그나마 마음이 좀 편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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짐을 보내고 나니까 이젠 서류 준비가 남았다.
등본 / 초본 / 국제운전면허증 / 국제학생증
토익 성적 / EJU 성적 / 여분의 여권사진 및 반명함판 사진
등등
영어로 가능한 서류는 영어로 떼야 하고,
어학 성적의 경우 입시용이기 때문에 원본이 더 필요해서
추가로 구해야 한다.
참 귀찮지만 없는거 보다는 나으니 별 도리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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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본 집의 계약일은 입국일 다음 날이지만,
잠시 머물 호텔은 2박으로 잡았다.
어차피 당장 인터넷도 안되고(3주 이상 소요)
기본적인 침구류조차 없어서
여독을 풀기엔 시간이 부족하기 때문에
조금 편하게 있고싶어서 일부러 그렇게 잡았다.
이제 짜여진 예산 안에서
니토리 / 코스트코 쇼핑을 준비해야겠다.
...
28인치 캐리어 안에 어떻게 짐을 다 집어넣지...